오늘 본 최고의 글(누구나 알지만, 막상 그 뜻을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은 영역이 바로 ‘한자’다.)

참고도서: 어른이 되어 처음 만나는 한자(한자를 통해, 나의 언어를 다시 돌봅니다)
한자는 우리의 문자가 없던 시절 그 공백을 메워주었을 뿐만 아니라, 우리 민족의 언어생활을 원활하게 한 ‘모양이 다른, 또 다른 우리 문자’라고 생각합니다. ‘한글’과 ‘한자’가 수레의 두 바퀴처럼 균형을 이루며 조화롭게 발전해 나갈 때 우리의 언어생활은 더욱 풍요로워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한자 공부의 목적은 유식함을 자랑하기 위함이 아니라 우리말을 정확하게 하고 우리글을 바르게 쓰기 위해서입니다
다음 중 한자가 포함되지 않은 단어는 무엇일까요?
1) 깡패 2) 섭씨 3) 양말 4) 구두

정답은 4번 구두입니다.
저자는 우리말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자를 알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저자만의 쉽고 명쾌한 한자 풀이를 살펴볼까요?
1. 깡패: 깡gang + 무리패(牌)
1945년 해방 이후 영어가 물밀듯 들어오면서 한자와 영어가 합쳐진 낱말이 우후죽순 생겨났습니다. ‘깡패’도 바로 그러한 단어입니다. 깡은 영어‘gang(갱, 폭력조직)’을 우리 식으로 발음한 것이고, 패(牌)는 ‘무리’라는 뜻이 있습니다. 즉, 깡패는 ‘조직폭력 무리’라는 의미입니다. 이와 비슷한 예로 ‘깡통’이 있습니다. 깡통도 영어 ‘can’과 한자어 ‘통(筒)’이 결합한 단어입니다. 깡패와 같이 ‘칸통’으로 불리다가 ‘깡통’으로 음이 바뀌었습니다. 한자와 영어가 결합한 단어는 지금도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ex. √광클: 미칠 광(狂) + click, √멘붕: mental + 무너질 붕(崩), √인증샷: 인증(認證) + shot, √악플: 나쁠 악(惡) + reply)
2. 섭씨: 당길 섭(攝) + 성 씨(氏)
섭씨는 섭씨온도계 눈금의 명칭으로, 스웨덴 학자 셀시우스(Celsius)가 고안했습니다. 그의 한자 이름이 ‘섭이수(攝爾修)’인데요, ‘섭씨(氏)’가 만든 눈금이라고 하여 ‘섭씨’라 부르게 되었고, ‘˚C’로 표시하게 되었습니다. ‘화씨(華氏)’는 독일 학자 파엔하이트(Fahrenheit)가 고안했습니다. 그의 한자 이름이 ‘화륜해(華倫海)’인데요, 그 성을 따서 ‘화씨’라 부르고, ‘˚F’로 표시하는 것이지요.
3. 양말: 서양 양(洋) 버선 말(襪)
양말은 ‘서양에서 들어온 버선’이라는 뜻입니다. 보통 양(洋)은 서양에서 들어온 물건에 쓰는 한자입니다. 양주(洋酒), 양복(洋服), 양식(洋食) 등이 있지요. 양말은 우리가 만든 한자어로, 그 출처(서양)와 기능(버선)을 모두 정확하게 담아낸 잘 만든 한자어입니다.
4. 구두
구두의 어원은 정확하지 않지만, 일본어 차용어에서 변한 단어로 알려져 있습니다. 1, 2, 3번처럼 한자인지도 모르고 사용하는 단어가 있는가 하면 대부분이 틀리게 사용하는 한자 표현도 있습니다. (ex. 염치불구, 시껍하다, 파토났네) 누군가에게 어려운 부탁할 때 ‘염치불구’라고 말하고 쓰는 사람이 매우 많습니다. 그러나 ‘염치불구’는 잘못된 표현이고, ‘염치불고’가 바른 표현입니다. 염치불고(廉恥不顧)는 ‘염치를 돌아보지 않는다’라는 뜻입니다. ‘체면불구’도 ‘체면불고’라고 해야 바릅니다. 화투를 치다가 ‘파토’가 났다고도 많이들 이야기하지요? ‘파토’는 파투(破鬪)를 잘못 쓴 말입니다. ‘화투(鬪)판이 깨졌다(破)’라는 뜻이지요. 파투(破鬪)의 사전적 의미는 ‘장수(張數)가 모자라거나 차례가 어긋나 무효가 되는 일’입니다. 무슨 일이 잘못되었을 때도 “파투났다”라고 해야 바릅니다. 일상에서 흔히 쓰는 말인 ‘시껍하다’는 경상도 사투리인 줄 알았던 분들이 많을 겁니다. 그러나 ‘식겁하다’는 한자어입니다. 식겁(食怯)은 ‘겁을 먹다, 뜻밖에 놀라 겁을 먹음’이라는 뜻을 가진 한자어입니다. ‘시껍’은 식겁(食怯)을 읽는 소리이죠.
이처럼 한자어를 들리는 대로 쓰다 보면 잘못 사용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한자 공부의 목적은 유식함을 자랑하기 위함이 아니라 우리말을 정확하게 하고, 우리글을 바르게 쓰기 위해서입니다. ‘한글’과 ‘한자’가 균형을 이루며 조화롭게 발전해나갈 때 우리의 언어생활은 더욱 풍요로워질 것입니다. 한자어는 조어력造語力, 즉 말을 만드는 힘과 가독성이 뛰어나고 무엇보다 경제적입니다. 한자로 쓸 줄 알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왜 이 복잡한 글자를 쓸 줄 알아야 합니까? 그러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기본적인 한자 교육은 하지 않고 행정 편의상 한자어를 한글로 일방적으로 써놓은 것이 과연 올바른 정책인지, 그건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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