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 최고의 글(나, 너, 우리를 위한 철학)

참고도서: 철학이 필요한 시간(강신주의 인문학 카운슬링)
마음에 대한 것이든 잃어버린 것에 대해서든 집착은 우리로 하여금 타자와의 소통을 가로막는 주범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음을 닦느라고 타인의 마음을 읽고 위로하지 못한다면, 불교가 강조했던 자비가 무슨 소용이 있다는 말인가? 집착은 우리 자신을 고통에 빠뜨릴 뿐만 아니라, 고통에 빠진 타인에 무관심하게 만듭니다. 특히 중요한 것은 후자의 측면이라고 하겠습니다. 우리가 무엇인가에 몰입하고 있을 때, 자신의 사랑과 관심이 필요한 타자가 방치된 채 시들어가고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너무나 무서운 일 아닌가?
오늘 당신에게 말기 암 진단이 떨어진다면? 잠깐에 침묵이 흐릅니다. 냉혹한 의사는 마치 으레 있는 일인 듯 차분하게 말을 이어갑니다. “직장암 말기군요 이제 6개월 정도 남은 것 같네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순간 멍해지면서 가슴이 철렁하고 내려앉습니다. 어느 햇빛 좋은 날 말기 암이라는 사형선고를 받는다면 당신은 절망할 것입니다. 병원 뜰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의 해맑은 미소, 무심하게 피어있는 꽃들, 도대체 이것들은 무엇이란 말인가? 말기 암 환자로 판명된 사람들은 가장 먼저 마음에 커튼을 두텁게 칩니다.
살아 있는 것들을 보면 너무 절망스럽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이 분홍빛으로 생생하기만 한데 자신만이 차가운 겨울 속으로 잠기는 것 같습니다. “왜 나란 말인가?” 이렇게도 많이 살아 있는 것들이 있는데 왜 하필 나란 말인가? 내가 무슨 잘못을 그리도 많이 했는지? 친구 녀석이 와도 전혀 위로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신을 위로하려는 그가 밉기까지 합니다. 네가 지금 내 고통을 알기나 하니? 그렇게 걱정스럽다면 대신 죽어줄 수 있어?
모든 인간은 죽습니다. 섬뜩한 것은 죽음 자체가 아니라 그 죽음을 혼자 걸어가야만 한다는 사실입니다. 그 어떤 죽음도 문턱까지만 따라올 수 있습니다. 그다음부터는 오로지 나 혼자 걸어가야 합니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도 그 길에 동행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죽음은 지독하게 외롭고 두려운 길입니다. 이어령(평론가, 전 장관) 선생은 죽음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사람들은 자기는 평생 한번 죽을 것처럼 살아요. 하지만 신은 평등하게 생명을 만들었습니다. 공평하게도 살아있는 것은 모두 다 죽습니다.”
사실 영원히 살 수 없다는 점에서 우리는 누구나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존재입니다. 다만 그 사실을 망각하며 현재를 살아가고 있을 뿐이지요. 죽는 법을 배우세요. 그러면 살아가는 법을 알게 됩니다. 과거 사람들은 가정에서든 사회에서든 국가에서든 조화를 최고의 이념으로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어느 경우든 조화라는 이념은 구성원들이 자신의 욕망을 억압하지 않는다면 실현 불가능한 것입니다. 자신의 가정이 화목하다고 뿌듯해하는 여인이 있다고 하자. 그렇지만 이것은 그녀만의 착각일 가능성이 아주 큽니다. 실제로는 그녀가 가족들의 욕망에 자신을 맞추고 있거나, 아니면 가족들이 그녀의 욕망에 맞추고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조화의 이념 속에서는 타자와 차이에 대한 경험이 발생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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