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 최고의 글(인간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 참된 나를 일깨우는 장자의 가르침)

참고도서: 장자(莊子)
장자는 전국시대 제자백가(諸子百家) 중에서도 가장 특출한 사상가 중의 한 사람입니다. 보통 그가 노자를 이어받아 도가를 발전시켰다고 하지만 노자보다도 그의 사상은 훨씬 더 구체적이고 적극적입니다. 그의 글을 읽어보면 시처럼 풍부한 상상과 뜻의 함축이 느껴지고 뛰어난 기지와 풍자가 신선한 표현 중에 넘치고 있습니다. 특히 자기의 사상을 증명하기 위하여 다른 일에 빗대어 얘기하는 우언(寓言)의 원용은 소설보다도 짜릿한 재미를 느끼게 합니다.
옛날 송(宋)나라에 빨래를 가업으로 해 먹고사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겨울철에도 많은 빨래를 해야 했기 때문에 찬물에도 손발이 트지 않는 비법 약을 만들어 가족끼리 공유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마을을 지나던 한 과객이 소문을 듣고 찾아와 주인에게 말을 건넸습니다. “이보시오, 주인장. 집안 대대로 손발이 트지 않는 비법을 가지고 있다 들었소. 그 비법을 내게 파시오. 내 사례는 섭섭지 않게 해 드리리다.”.” 주인은 얼토당토않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습니다.
“이 비방이 어떤 것인 줄 아시오? 바로 조상 대대로 물려 내려온 것이란 말이오. 이를 어찌 쉽게 가르쳐줄 수 있단 말이오. 어림없는 소리 마시오.”, “거참, 내 이야기나 잠시 들어보쇼. 자, 내 이 비방을 받는 조건으로 일백 금을 주겠소. 어떻소? 그 정도면 밑지는 거래는 아닐 터인데.” 주인은 백금을 준다는 말에 솔깃해져 가족들과 상의한 후 답을 주겠다고 말했습니다. 남편은 얼른 가족들을 불러 모아 가족회의를 시작했습니다.
“이 비방은 그 역사가 아주 오래되었지. 조상으로부터 받은 이 비방을 섣불리 파는 게 맞는지 고민이구나. 다들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에 곁에 있던 아내가 말했습니다. “지금, 온 가족이 빨래하며 겨우 생계를 연명하고 있는 처지에 뭘 그렇게 꾸물거린단 말이에요. 얼른 팔아버려요!”, “네 아버지, 그 사람 마음이 바뀌기 전에 얼른 팔아버리세요.” 결국 그들은 일백 금의 돈을 받고 과객에게 비방을 전수해 주기로 했습니다. 비방을 손에 넣은 과객은 급히 송나라를 떠나 오나라로 달려갔습니다. 그리고는 오나라 왕을 만나게 해 달라 간곡히 요청했습니다.
“전하, 백전백승을 위한 명약을 가져왔으니 부디 한 번만 살펴봐 주십시오.”, “백전백승을 위한 명약이라, 대체 그게 무엇이더냐?”, “네 전하, 바로 한 겨울에도 동상이 걸리지 않고 손발도 트지 않는 신기한 약이 옵니다. 이 약만 있으면 겨울철 전쟁 시 반드시 백전백승을 거둘 수 있을 것이 옵니다.”, “손이 트지 않는 약이라. 음, 그 거참 희한한 약이구나.” 전국시대, 지방에서는 땅을 빼앗으려는 제후들 간의 혼전이 거듭되고 있었습니다.
오나라 왕은 이 약의 효용 가치를 재빨리 알아채고, 명약을 들여온 과객을 불러 다음과 같이 명령했습니다. “여봐라. 명약을 가져온 이 과객을 당장 장수로 임명하도록 하여라!”, “전하, 그자는 별 볼 일 없는 자이옵니다.”, “네 이놈, 네 안목을 의심하느냐?”, “아니옵니다. 전하. 명을 따르겠사옵니다.” 오나라 왕은 과객의 그릇 크기를 단번에 알아보고 나그네에게 군대 지휘까지 맡긴 것입니다. 한겨울, 월나라가 오나라를 쳐들어오자 오왕은 그 나그네를 장수로 삼아 양쯔강 일대에서 수전(水戰)을 벌이도록 했습니다. 당연히 오나라 군사들은 손발이 얼지 않는 약을 바르고 있었기에 동상에 걸리지 않아 높은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 월나라 군사들은 혹한에 손발이 꽁꽁 얼어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한 채 오나라에 대패하고 말았습니다. 이에 임금이 기뻐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여봐라, 이번 승리는 저 나그네 덕분이다. 이 나그네에게 영지를 내어주도록 하라.” 나그네는 오나라 왕으로부터 땅을 하사 받고, 제후로까지 봉해져 부귀와 명성을 얻게 되었습니다. ‘손발이 트지 않는 비법’ 똑같은 비방을 가지고도 누군가는 평생 빨래를 하는 일을 벗어나지 못했고, 또 누군가는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 제후가 되었습니다.
이 차이를 만든 결정적인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그것은 아마도 그 사람이 가진 그룻의 크기가 달랐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릇이 큰 사람은 작은 재주로도 큰일을 도모할 수 있다고 합니다. 반면 그릇이 작은 사람은 뛰어난 재주를 가지고도 하찮은 곳에 사용할 줄밖에 모릅니다. 결국, 사물의 진정한 가치는 큰 경지에 이른 사람의 눈에만 보이는 법입니다. 물건을 좇아 움직이는 마음을 가졌거나 세상과 떠나 홀로 특이한 행동을 하는 것은 아마도 지극한 지혜와 두꺼운 덕을 쌓은 이의 행동은 아닐 것입니다. 사욕 때문에 넘어지고 떨어지고 하여도 본성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욕망을 따라 달리면서도 돌아다보지도 않는 자인 것입니다.
비록 서로 임금이 되고 신하가 되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일시적입니다. 세상이 바뀌기만 하면 상대방을 천하게 여길 수 없도록 처지가 바뀌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지극한 사람은 행적에 얽매이지 않는다’라고 하는 것입니다. 삶이란 죽음의 무리이며 죽음이란 삶의 시작입니다. 누가 그 법도를 다스리고 있는지 아는? 사람의 삶이란 기운이 모인 것입니다. 기운이 모여 태어나고 기운이 흩어지면 죽는 것입니다. 만약 죽음과 삶을 같은 무리로 본다면 우리에게 또 무슨 걱정이 있겠는가요? 만약 여러분이라면 손발이 트지 않는 이 비방을 어떤 용도로 사용하시겠습니까?

Loveguardian Goods https://loveguardian.creator-spring.com
Loveguardian KakaoView 『(친추) 함께 해 주실 거죠!』 http://pf.kakao.com/_syxmTb
'💕오늘의 베스트 글&영상1📜'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 본 최고의 글(그렇게 보람과 회의, 기쁨과 우울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를 하며 살아간다. 모든 의사가 그러하듯이) (2) | 2022.08.30 |
---|---|
오늘 본 최고의 글(세상이 불공평하다 탓하지 마라. 무수히 불리한 상황에서도 승리하는 자는 언제나 존재해왔다. 전쟁 같은 일상에서 자신만의 무기와 생각을 길러라!) (2) | 2022.08.29 |
오늘 본 최고의 글(장자가 말하는 인생 최고의 경지는 천지 사이에서 한가로이 노니는 것이다.) (3) | 2022.08.27 |
오늘 본 최고의 글(위로하고, 위로받는 데 서툰 사람들을 위한 다정한 대화의 풍경들) (1) | 2022.08.26 |
오늘 본 최고의 영상(사람이 유머 감각을 가진 게 아니라, 유머 감각이 사람을 움직이는 것이다.) (1) | 2022.08.2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