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 최고의 글(위로하고, 위로받는 데 서툰 사람들을 위한 다정한 대화의 풍경들)

참고도서: 사실은 이 말이 듣고 싶었어(윤정은 에세이 - 나를 사랑하지 못하는 나를 위한 다정한 말 한마디)
일상적인 대화 속에 숨어 있는 다정함을 찾아 ‘안녕하지 않아’와 ‘안녕해’라는 말을 냅킨에 번갈아 꾹꾹 적어보았다. ‘안녕하지 않아’보다 ‘안녕해’라는 말이 더 마음에 들었다. 내게 필요한 건 그저 안부를 묻는 따뜻한 말 한마디였음을, 그제야 깨달았다. 대단하고 거창한 위로가 필요할 때도 있겠지만, 우리를 살게 하는 건 일상의 소소한 언어 속에 깃든 온기이다. 사람과 사람이 손을 맞잡고 함께 살아가고 있음을 확인하는 그 온기를 느끼게 해주는 것이 바로 진심 어린 말 한마디와 작은 행동이다.
‘난 왜 이것밖에 안 될까?’ 누구에게나 그런 날이 있다. 괜찮지 않은데 괜찮은 척하는 날. 마음이 고장 난 나는 내 마음에 안부를 묻기 시작했다. 그렇게 내 마음을 셀프케어해보기로 했다.
1. 내 안의 자격지심 인정하기
고등학교 졸업 후 나는 대학을 가지 않았다. 대학에 가지 않고도 TV나 신문에 나오는 수많은 인물처럼 ‘자수성가’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사무보조 직원으로 시작해 영업사원, 마케터 등 수백 곳 넘게 입사 지원을 했고, 10여 개의 직업을 가져봤다. 창업을 했다가 1년도 안 되어 쫄딱 망한 적도 있다. 창업 실패로 생긴 빚을 다 갚는 데 2년 정도가 걸렸다. 아주 많은 일을 겪고 나서야, 깨달았다. 실은 내가 지독한 자격지심에 시달리고 있음을. 대학에 가지 않고 일을 하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지만, 속으론 대학에 다니는 친구들이 부러웠다. 그해의 겨울, 나는 인정하고야 말았다. 실은 눈물이 날 정도로 대학에 가고 싶었다. 도망치던 문제들을 인정하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나는 자격지심 뒤에 숨어 있던 내 진짜 바람을 실현하기로 마음먹었다. 나는 글을 쓰기 시작했고, 대학 입시 준비를 시작했다. 글을 쓰고 대학 입학을 준비하던 그해 겨울은 어느 계절보다 따뜻했다. 그리고 나는 일을 하며 학교에 다니는 신입생이 되었다. 그렇다고 모든 게 마냥 수월하지는 않았다. 나는 동기들보다 몇 배 더 공부해야 외울 수 있었고, 수업 내용을 알아듣지 못해 당황한 날도 있었다. 인생은 한 번도 쉬이 내 손에 무언가를 쥐여주지 않았고, 보이지 않는 몇 배의 노력을 한 뒤에야 작은 열매가 손에 쥐어졌다. 서른이 넘어 대학원에 입학하게 됐을 때는 학교의 과 잠바와 후드티를 샀다. ‘실은 대학교 과잠 입고 다니는 친구들이 부러웠어. 이제 소원 풀었다.’ 자격지심이 단번에 싹 사라진 건 아니었다. 나보다 잘나 보이는 사람들 앞에서는 기가 죽었다. 기죽은 걸 감추려고 못나게 행동하기도 했다. 그게 못난 줄도 몰랐다. 하지만 자격지심, 열등감 같은 감정들도 가치 있음을, 외면하지 말아야 할 감정임을 알게 되면서 나는 내가 부끄럽지 않게 되었다. 못난 나도 둥글둥글하게 끌어안는 날이 종종 찾아왔다.
2. 남의 눈치 보지 않기
노트북에 있는 사진을 정리하다 이십 대의 나를 만났다. 차림새고 표정도 어딘가 부자연스럽고 어색하다. 그때는 내가 어떤 것을 좋아하고, 무엇이 어울리고, 내가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몰랐다. 다른 사람들과 다른 감정을 느끼는 게 틀리거나 이상한 게 아니라는 걸 모르고 틀에 박힌 퍼즐을 맞추듯 스스로를 바꾸려고만 했다. ‘난 집순이라고 생각했는데 야영장에서 불명하는 것도 괜찮네. 먹는 걸 좋아하니까 요리도 재미있을 줄 알았는데 내 입맛에 맞는 식당을 찾아가는 게 훨씬 즐거워.’ 나만의 좋아하는 것들에 대한 기준을 세우다 보면 취향을 발견하고, 내 삶을 그런 것들로 소소하게 채우며 뭉클하게 감동적인 순간을 살아가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이 좋아하는 것, 친구가 좋아하는 것들을 살피는 것의 반만이라도 내가 좋아하는 취향에 관심을 기울여본다. 그러다 보면 좋아하는 게 무엇이고, 나다운 게 무엇인지 알게 된다. 그러면 사는 게 조금은 더 자연스럽고 편안해진다.
3. 나와의 데이트하기
‘바쁜 일 끝내고 남은 시간에 쉬어야지.’ 이렇게 생각하고 살다 보면 쉬는 일은 뒷전이고 바쁜 일은 연속으로 쌓인다. 나는 일주일에 한 번씩, 혹은 한 달에 한 번씩 ‘나와의 데이트’를 스케줄러에 적어둔다. 그날은 보고 싶던 영화를 온종일 보아도 좋고,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대화할 부담 없이 혼자 천천히 음식을 즐겨도 좋다. ‘나와의 데이트’를 하는 날만큼은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기보다, 나에게만 좋은 사람이 되어보자.
내가 듣고 싶은 말을 찾아 헤맨다는 것은, 곧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법을 찾고 싶은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듣고 싶고, 내가 하고 싶은 말들로 제대로 위로받고 위로하고 싶은 우리의 진심은 이토록 애틋하다. 서로에게 ‘더’ 고맙다고 말하는 사람들, 잠들기 전 부모에게 ‘내가 사랑하는 거 잊어버리지 마’하고 속삭이는 아이가 있는 따뜻한 풍경을 보여줄 뿐이다. 서툴지만 다정하게 대화를 주고받고, 듣고 싶었지만 듣지 못한 위로의 말을 스스로에게 들려주는 이들의 이야기는 마음속을 맴돌던 찬 기운을 걷어내고 온도를 살짝 올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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