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 최고의 글(단순한 복지 정책만으론 계층 이동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참고도서: 휴먼 네트워크(무리 짓고 분열하는 인간관계의 모든 것)
분열의 시대다. 정치적 시위는 물론, 적은 수의 사람이 모인 학급에서도, 많은 사람이 모인 SNS에서도, 사회 계층에서도 우리는 극명한 분열을 목도하고 있다.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는 점점 더 연결되고 있지만, 어째서 그와 동시에 역설적으로 점점 더 분열하고 있는 것일까? 스탠퍼드 대학의 경제학 교수이자 세계적인 네트워크 연구자인 매슈 잭슨이 끼리끼리 무리 짓고 분열하는 인간 네트워크를 날카롭게 해부한다.
‘개천’이 아닌 ‘부모 통장’에서 용 나는 시대. SKY 재학생 10명 중 7명은 ‘금수저’이며 S대의 고소득층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갈수록 계층 간 격차가 심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골 작은 마을에서 자란 A는 공부를 잘하기로 아주 유명한 학생이었다. A는 한 경시 대회에 참가하러 갔다가 강남 출신의 B소년을 만났다. A는 그에게 어느 고등학교에 다니는지 물었다. 특목고에 다닌다고 소개한 B친구는 어느 대학에 무슨 과를 가고 싶은지 대학에 가기 위해 뭘 준비하고 있는지 술술 말했다.
“의대 진학이 목표야. 부모님도 의사라 어릴 때부터 의대 가야 한다고 하셨어. 입학 관련 정보는 입시 코디가 전담하고 있어. 작년엔 해외 봉사 다녀왔고, 올해는 수상 경력 만들려고.” A는 살던 곳은 서울에서 두 시간밖에 걸리지 않지만, A는 대학에 어떻게 들어가는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 A는 처음으로 세상이 불공평하다고 느껴졌다. 시골에서 온 A에게, 강남 출신의 B소년은 마치 한 번도 가보지 못한 행성에서 온 것 같았다. A는 왜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을까? 왜 대학에 대한 정보가 부족할 수밖에 없었을까?
1994년, 미국에서 진행한 흥미로운 실험에서 그 해답을 찾아보자. ‘이주 기회 프로그램’을 진행한 연구자들은 공영주택에 거주하는 4,600가구를 선발해 A그룹, B그룹, C그룹 세 집단으로 나눠 주택 임대로 지원 바우처를 제공했다. 바우처를 사용하려면 A그룹은 더 부유한 지역으로 이사를 가야 했고, B그룹은 같은 지역에 머물 수 있었다. C그룹은 대조군으로 어떤 바우처도 받지 못했다. 4년 뒤, 연구진들은 거주지역이 아이들의 소득과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추적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부유한 지역으로 이사한 A그룹 아이들은 성인이 되었을 때 소득이 C그룹과 비교해 30% 이상 높았다. A그룹 아이들은 대학에 갈 가능성이 16% 더 높았고 상당수가 상위권 대학에 갔으며, 그 이후에도 가난한 지역에 살게 될 확률이 낮았다. B그룹에서도 약 절반 정도 소득이 증가했는데, 이사를 선택한 사람들에게서 나타난 결과였다. 이사를 하지 않은 B그룹에선 큰 효과가 없었다. ‘이주 기회’ 연구는 많은 사회과학자가 수십 년 동안 주장해온 바를 입증했다. 사는 지역과 그 지역사회가 중요하다는 사실 말이다.
인간은 자신과 비슷한 사람과 무리 짓고 끼리끼리 뭉치기를 좋아한다. 이러한 ‘동종 선호’ 성향은 부모, 친구, 지역사회 등 한 사람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문제는 동종 선호로 인한 네트워크 분열이 교육과 취업 등에서 격차를 만들고 불평등과 비유동성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부유하고 고학력자인 사람들은 그들끼리 모여 살고, 가난하고 교육을 덜 받은 사람들은 그들끼리 모여 산다. 이러한 동종 선호 경향은 집단 간에 정보와 기회가 균등하게 퍼지는 것을 막는다.
불평등이라는 구조적인 문제는 단순히 부를 재분 재하고 가난한 사람을 돕는 것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인간 네트워크의 고유한 특성을 이해해야 우리의 삶은 물론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 논쟁적인 주제와 관련해서 자신과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과만 반복적으로 교류하게 되면 동종 선호의 영향력은 더욱 커져 결국 정치적 양극화를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저자는 정보가 확산하는 패턴들을 분석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인간 네트워크에 대한 이해를 통해 우리는 연결성의 증가가 우리 사회를 분열하는 대신 우리의 집단지성과 생산성을 향상하게 하는 데 이바지하도록 이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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